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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문화예술도서관

by 일상의행복s 2025. 5. 20.

    [ 목차 ]

지리산 자락 아래, 문학과 예술이 흐르는 조용한 도서관

경상남도 하동군.
지리산의 그윽한 품과 섬진강의 잔잔한 물줄기가 어우러지는 이 고장에는 자연만큼이나 조용하고 깊은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하동문화예술도서관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책 보관소가 아닙니다.
전통과 현대, 문학과 예술, 자연과 사람… 그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은 종합문화공간’으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 딱 좋은 조용한 여행지입니다.
오늘은 이곳을 직접 다녀온 듯한 마음으로, 그 매력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도서관 잠행기 하동문화예술도서관
도서관 잠행기 하동문화예술도서관

1. 옛 읍성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도서관 – 시간 위에 지은 지식 공간

하동문화예술도서관은 하동군 하동읍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중심지가 아니라, 옛 하동읍성 터 위에 세워졌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도서관이 위치한 이곳은 조선시대 군청과 병영이 있었던 공간으로, 지금도 주변에는 하동 객사, 옛 읍성 터, 전통 시장 등이 남아 있어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도서관 건물은 전통 한옥의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붉은 벽돌, 넓은 처마, 마루와 같은 디자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건축 자체에서부터 ‘지역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도서관 앞에는 작은 마당과 정자, 그리고 나무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앉아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시골 마을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소음이 거의 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자동차 소리나 시끄러운 외부 환경이 없기 때문에 도서관 자체가 자연 속에 안겨 있는 듯한 편안함을 줍니다.

도서관 주변에는 작은 찻집, 국밥집, 전통시장 등이 있어 잠시 나가 간단한 식사나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여행 코스로도, 일상 속 소소한 쉼으로도 딱 맞는 위치입니다.

2. 문학과 예술이 스며든 공간 – 감성이 흐르는 도서관 내부

하동문화예술도서관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공공도서관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곳은 책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과 문화 콘텐츠를 함께 담아낸 복합문화공간으로 기획되어 있어 내부 공간 구성 또한 특별합니다.

1층은 일반 자료실과 디지털자료실, 그리고 전시공간이 함께 있고, 2층은 어린이 열람실과 문화강좌실, 세미나실, 북카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한 층에서 다른 층으로 시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천창과 측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덕분에 조명이 없어도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전시 연계형 도서 전시입니다. 하동 지역 출신 문인들의 작품집이나 국내 예술가의 소규모 사진전, 그림전 등이
도서관 곳곳에서 열리곤 하며, 이와 관련된 책들이 함께 비치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예술과 독서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서관 내부는 이용자 중심의 세심한 설계가 돋보입니다.
창가에는 독립형 1인 좌석이 배치되어 있어 혼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이들에게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책상마다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고, 인터넷과 노트북 사용이 가능한 공간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장시간 머무르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외에도 작은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독서토론회, 시낭송회, 지역 음악인들의 미니 콘서트 등이 열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가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은 공공도서관으로서는 매우 드문 케이스입니다.

 

3. 혼자만 알고 싶은 조용한 쉼터 – 하동에서 보내는 느린 하루

하동문화예술도서관은 여행지로서도 훌륭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고 싶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북적이는 관광지에서 벗어나 자연, 책, 예술, 조용함이 모두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이곳은 그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줍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혼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도서관의 좌석 구조, 분위기, 조명, 그리고 이용자들의 태도까지 모든 요소가 조용한 독서와 사색을 존중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1인 좌석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를 만큼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 도서관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건 도서관을 둘러싼 하동이라는 지역 자체의 분위기입니다.
도서관을 나와 5분만 걸으면 섬진강이 흐르고, 걸음을 조금 더 옮기면 최참판댁 고택, 하동 송림, 화개장터 등
하동만의 고즈넉한 명소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도서관에서 조용한 아침을 보내고, 오후에는 강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고택에서 여유를 즐기고, 저녁엔 동네 찻집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여행, 이보다 더 여유로운 하루가 있을까요?

방문 시에는 하동군립도서관 누리집에서 운영 시간과 전시 일정, 문화행사를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장료는 없고, 비회원도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며 도서관 내 북카페에서는 간단한 차와 음료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 마무리: 책, 예술, 자연이 흐르는 도서관 여행의 정수
하동문화예술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예술을 담고 있는 감성 여행지입니다.
한옥의 미감, 현대적 설계,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섬진강과 지리산의 배경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혼자 떠난 여행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공간이죠.

진짜 여행은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그 시간에 책 한 권과 예술 한 조각이 더해진다면 그 자체로 완벽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도서관이 이렇게 멋진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 하동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