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차 ]
광주의 숨은 명소, 캠퍼스 한복판에서 마주한 느린 시간의 가치
도서관이란 공간은 ‘지식의 창고’이자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추는 공간’입니다.
전남대학교의 백도서관은 이 두 가지 역할을 조용하면서도 품격 있게 수행하고 있는 도서관입니다.
광주의 분주한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캠퍼스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와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서 하루쯤은 아무 말 없이 책과 마주하며,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맡기고 싶을 때, 백도서관은 탁월한 선택지가 됩니다.
1. 오래된 캠퍼스에 숨은 근대 건축의 미 – 백도서관 외관과 주변
전남대학교 백도서관은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전남대학교 본 캠퍼스 중심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캠퍼스 내부는 무척 조용하고 여유롭습니다.
백도서관은 1970년대 초반 건축된 이후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근대 건축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특히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외벽과 높은 천장, 사각의 대칭 구조가 인상적이며,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단단한 정적이 느껴집니다.
도서관 앞에는 소규모 정원과 광장이 펼쳐져 있어 따뜻한 날에는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방문객도 캠퍼스 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며, 도서관 정문 앞에는 방문자 안내센터가 있어 처음 오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건물 자체에서 풍기는 아우라도 크지만, 무엇보다 도서관이 놓인 환경이 아주 뛰어납니다.
바로 옆에는 전남대 호수공원과 산책로가 있어 독서 전후로 산책을 겸하거나 점심 식사 후 천천히 소화시키기에도 매우 좋은 동선입니다.
‘도심 속에서 캠퍼스를 품은, 캠퍼스 속에서 자연과 조우하는 공간.’ 이것이 백도서관의 입지적 매력입니다.
2. 깊은 독서와 정적이 흐르는 내부 공간 – 공부를 위한 도서관을 넘어서
전남대 백도서관의 내부는 웅장하고 차분합니다. 입구를 지나면 중앙에 커다란 로비가 펼쳐지고, 양쪽으로는 일반열람실과 전공자료실, 층별로는 디지털자료실, 고전자료실, 외국학술자료실 등이 체계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공간 구성에서 느껴지는 집중력입니다. 대학 도서관 특유의 학문적 긴장감은 있지만, 지나치게 폐쇄적이지도 않고, 자연 채광과 개방된 구조 덕분에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추천드리는 공간은 2층 개방열람실 창가 좌석입니다.
이곳은 남향의 유리창을 따라 긴 테이블과 독립형 좌석이 이어져 있으며,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와 책 읽기 또는 글쓰기 작업에 최적입니다.
노트북 사용 가능 구역과 침묵 구역이 구분되어 있어 혼자 조용히 작업하시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조입니다.
전원 콘센트, 무선 인터넷, 소형 스탠드도 마련되어 있고 커다란 창밖으로는 교정의 나무들이 계절 따라 옷을 바꾸는 모습이 펼쳐집니다. 또한 북큐레이션 코너가 매우 잘 운영되고 있어 테마별로 선별된 도서를 통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적 자극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전 다시 읽기”, “지역 문화 읽기”, “환경과 지속가능성” 등 시기마다 바뀌는 큐레이션이 매우 정돈되어 있어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3. 여행 중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 캠퍼스에서 만나는 책의 쉼터
여행 중 ‘계속 움직이기만 하는 여정’에 지치셨다면 이런 하루를 제안드립니다.
오전엔 백도서관 1층 자료실에서 책을 고르고 2층 창가 좌석에 앉아 몇 시간 조용히 읽기. 점심은 캠퍼스 주변 학생식당이나 북문 상권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오후엔 전남대 호수공원을 천천히 산책한 후 도서관 1층 북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정리의 시간을 가지는 루트.
이런 하루는 ‘정보를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내 안에 쌓아두는 여행’이 됩니다. 무엇보다 백도서관은 외부인에 대한 개방성이 높고
조용한 분위기가 워낙 잘 유지되기 때문에 혼자 머물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도서관 내부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받지 않는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광주 도심에서 여유롭고 고요한 공간을 찾기 어렵다면 캠퍼스 안으로 발길을 옮겨 보세요.
그 안에서 만나는 책, 그리고 고요 속의 자신은 생각보다 큰 여행의 일부가 되어 줄 것입니다.
📖 마무리: 광주에서 가장 조용한 장소, 백도서관에서 보내는 하루
전남대학교 백도서관은
도심에 있으면서도 그 외부 세계와 적절히 단절된
‘섬 같은 고요함’을 간직한 장소입니다.
학문과 자연, 그리고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책 한 권과 함께하는 조용한 하루는
진짜 여행의 깊이를 더해 줍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도 좋습니다.
그저 머무르기 위해,
그저 조용히 있기 위해 방문해도 괜찮은 공간.
그것이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미덕이자
도서관 여행의 본질입니다.